7. 공(空)에 대해 생각하며 7-1 : 김생이(金生而) 용(龍)마을 가운데로 큰 시내가 흘렀습니다. 그래서 시내를 기준으로 용 윗마을과 용 아랫마을이라고 불렀습니다. 두 마을의 공동 시조는 ‘미르’ 할아버지였는데, 그분은 ‘미르 수훈(垂訓)’을 남겼습니다. 정월 초하루마다 마을사람들은 마을 회당에서 미르 수훈을 합송했습니다. 그런데 후손 중에 김생이(金生而)가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김생이는 어렸을 때부터 생이지지(生而知之)로 인근 군(郡)에까지 이름이 퍼졌습니다. 열다섯 살 전에 오경(五經)을 뗐습니다. 그를 가르칠 스승이 없자 혼자 온 나라를 주유했습니다. 학식과 덕행이 뛰어난 선비들을 찾아가 함께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거경궁리(居敬窮理)하는 선비의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후 몇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