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그동안 잘 있었니?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 초등학생 때 처음 만났는데 가나도 벌써 고등학생이라니. 학교에서 훌륭한 선생님들께 잘 배워서 가나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배움이 늘어나고 지식도 점점 쌓여가네. 대답하는 것에 조리가 있고 깊이와 넓이도 있구나. 장하다.
공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해.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찾아보니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하고,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하고, 五十而知天命하고, 六十而耳順하고, 七十而從心所欲하되 不踰矩호라’ 고 나온단다. 여기서 ‘삼십이립(三十而立)’은 ‘서른 살에 자립하였고’ 또는 ‘서른 살이 되어서는 누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었고’ 라는 뜻이라고 하는구나.
나를 돌아보니 나는 50이 넘어서야 비로소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게 된 것 같다. 그 이전까지는 누가 ‘이것이 진리입니다.’하면 거기로 가 보았고, 다른 누가 ‘아닙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하면 또 거기로 가 보았단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이 바른 것이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를 배워서 알게 되어 그릇된 말에는 끌려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말해 본단다. ‘나는 오십이 넘어서 이립(而立)하게 되었다’고.
그러나 가나는 40대에 이립(而立-스스로 자신의 길에 서다)할 수도 있고 30대에 이립할 수도 있을 거야. 지금처럼 학교에서 훌륭한 선생님들로부터 배우고 책에서도 배우고 학원에서도 배우고 여기저기 또 다른 훌륭한 분들로부터 배워나간다면, 학식도 넓어지고 도량도 넓어지고 지혜도 부쩍부쩍 늘어날 거야.
자, 다시 호흡 보기 연습을 이야기할게. 지금까지 우리는 2분 정도 호흡에 머물러있기를 연습했단다. 호흡을 놓치지 말고 보기를 연습했단다. 호흡을 이어보면서 머물며 숨이 길게 들어오는지 숨이 길게 나가는지, 숨이 짧게 들어는지 숨이 짧게 나가는지를 보려고도 했어.
그런데 이제 만약 이 연습을 3 ~ 5분으로 시간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 1분, 2분은 시간이 짧으니까 그럭저럭 버티면서 할 수 있었어. 그런데 시간이 늘어나서 3 ~ 5분 동안 계속 호흡을 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비유하면 철봉에 대달려 있기를 1분 2분 하다가 3 ~ 5분 동안 하라고 하면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아마 무척 힘이 들 거야. 팔이 무지하게 아프고 몸은 흔들거려서 떨어지려고 하고 시간은 더뎌 지나가고. 그런 경우가 우리한테 이제 찾아왔어. 우리는 이제 호흡 보는 연습을 3 ~ 5분 동안 하려고 해. 과연 이 난관을 해쳐나갈 좋은 방법이 있을까?
그래, 우리가 호흡 보기 연습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고 하네. 내가 들은 것을 우선 세 가지만 말해 볼게. 첫째는 ‘믿음’이야. 믿음은 성인의 말씀을 믿는 것이란다. 만약 내가 공자님 제자라면 나는 공자님 말씀을 믿고 따라서 살아갈 거고, 예수님 제자라면 예수님 말씀을 믿고 따라서 살아갈 거고, 부처님 제자라면 부처님 말씀을 믿고 따라서 살아갈 거야. 마찬가지로 ‘이 호흡 보는 연습은 세상에서 간탐과 고뇌를 제어해줍니다.’는 것을 듣고 이해하고 믿으면 그것이 바로 호흡 보기 연습을 도와준다고 하는구나.
둘째는 ‘정진’이야. 정진(精進)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말해. 공자님 제지가 공자님 말씀을 열심히 실천하고, 예수님 제자가 예수님 말씀을 열심히 실천하고, 부처님 제자가 부처님 말씀을 열심히 실천하면 그에게는 점점 힘이 생겨서 물러나지 않을 거야. 우리도 호흡 보는 연습을 꾸준히 실천해나간다면 의욕이 생기고 힘이 생겨서 3 ~ 5분을 할 수 있을 거야.
셋째는 ‘사띠(sati)’야. 사띠는 한자로는 염(念, 생각 념)이라고 번역하고, 우리말로는 주로 ‘마음챙김’이나 ‘알아차림’으로 번역한대. 내가 들으니 사띠는 자기 마음의 현재 상태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해. 또는 사띠는 자기 마음을 챙겨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라고도 해. 이런 사띠가 강해지면 내가 호흡에서 떠나려고 하면 그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럼 나는 다시 호흡에 주목할 수 있다고 해.
좀 어렵지? 그래, 어렵단다. 그나마 앞의 두 가지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어. ‘믿음’과 ‘정진’은 여러 곳에 적용해서 이해할 수도 있으니까. 예를 들어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한다는 것도 믿음이야. 그런 믿음이 있으면 우리는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면서 성공하려고 노력하게 돼. 이것은 정진이야.
그런데 ‘사띠’가 좀 이해하기 어려워. 사띠는 오늘 우리가 처음 배우는 용어야. 이제 이 사띠를 내가 아는 범위에서 설명해 볼게. 예를 들어 집에 아주 맛있는 빵이 있어. 그러면 학교에서도 그 빵이 생각나기도 해. 그때 ‘아, 내 마음에서 그런 생각을 했구나.’하고 아는 것이 사띠야. 내 마음이 행복할 때 ‘아, 지금 내 마음이 행복하구나.’하고 아는 것도 사띠야. 지금 내가 화가 아주 많이 났어. 그때 ‘아, 내가 지금 화내고 있구나.’하고 발견하는 것도 사띠야.
그래, 이렇게 내 마음이 지금 어떤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사띠라고 하네. 달리 말해보면 마음의 현재 상태를 발견하는 것이 사띠야.
cf) 참고로 정진(精進)에 대해서 내가 들은 것을 말해볼게. 누가 ‘어떻게 노력합니까?’하고 물으면 아마 그 대답이 정진일 거야. 대답 중에는 이런 것이 있을 거야.
‘내가 지금 보니까 ①지금 내 안에 나쁜 것이 생겨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미 생겨난 나쁘고 해로운 것들을 버리려고 힘씁니다. 또 생각해보니 ②내 안에는 지금은 안 생겨났지만 나중에 생겨날 나쁘고 해로운 것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것들이 나중에 안 생겨나도록 미리 떨쳐버리고 제거해놓도록 힘쓰겠습니다.’
‘또 보니까 ③내 마음에는 좋은 어떤 것이 생겨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미 생겨난 착하고 유익한 것은 더 키워나갑니다. 그리고 또 살펴보니까 ④아직 생겨나지 않은 착하고 유익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것들이 나한테서도 생겨나도록 힘쓰겠습니다.’는 대답이 있을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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