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명상입문

5 복습

풀빛 너머 2017. 10. 24. 07:19

5. 복습

그동안 잘 있었니? 오늘은 복습을 해보자. 그동안 우리가 조금씩 해본 호흡 보기 연습을 다르게 한번 말해 볼게. 여기에 한 사람을 예로 들어 우리 아야기의 주인공으로 삼아 호흡에 대해서 명상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볼게. 이 글은 그동안 내가 책에서 읽었거나 강의에서 들었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것과 내가 생각한 것들을 섞어서 지어낸 이야기야. 주인공 이름을 전기수라고 할게.

 

전기수는 회사에 다니는데 한 동료의 권유로 시민명상교실에 가게 되었습니다. 전기수는 몇 년 전부터 웰빙 명상이나 힐링 명상이라는 말을 듣곤 했는데, 자신이 직접 명상교실에 참가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전기수가 간 시민명상교실에는 네 개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입문반,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중에서 전기수는 입문반에 들어갔습니다. 입문반에는 20대의 젊은이로부터 30, 40대의 직장인도 있었고 50대의 중년층과 60대 이상의 노년층도 있었습니다.

 

첫날 입문반의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여러분, 잘 오셨습니다. 명상, 다들 들어보셨지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요즘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또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서양에서는 환자의 치료에 명상 기법을 사용한다고도 합니다.”

 

명상 선생님이 이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입문반이니까 명상에서 발걸음을 떼는 과정을 하겠습니다. 한 걸음을 떼어봐야만 두 걸음 세 걸음 걸어낼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한 걸음을 뗍니까? 어떤 방법으로 발걸음을 뗍니까? 가만히 눈을 감고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함으로써 발걸음을 뗍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당장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러자 한 참석자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학생은 마음이 책에 집중해 있고, 운동선수는 그 운동경기에 마음이 집중되어 있고, 동물은 먹이를 노릴 때 마음이 집중되어 있잖아요. 우리는 필요할 때면 누구나 다 그 일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참가자의 말이 끝나자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 그렇습니다. 사람은 필요할 때에는 그 일에 집중합니다. 동물도 생존을 위해서 자기 일에 집중합니다. ,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명상을 배운다고 하면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다른 것이란 무엇일까요? 일상에서 필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서 집중하는 것과 명상에서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함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첫날이라서 서로 눈치를 보는지 모두 눈만 껌뻑였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배우는 것은 바른 명상입니다. 명상은 명상인데 바른 명상을 배우려고 합니다. 일상에서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과 동물들이 집중하는 것과는 다른 바른 명상을 배우겠습니다.”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팔 힘을 기르고 싶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방법을 찾아서 연습하면 됩니다. 팔굽혀 펴기를 하거나 아령을 들거나 다른 팔 운동기구로 연습하면 됩니다. 이와 같이 바른 명상을 위한 호흡 보기 연습은 첫째로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함에 이르는 <방법>을 알게 해 줍니다. 마음을 한 끝에 집중함을 다른 말로 삼매라고 합니다.”

 

참가자들은 !’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삼매라는 용어를 바로 여기 앞에 계시는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이 계속 말했습니다. “바른 명상을 위한 호흡 보기 연습은 둘째로 자기의 행위를 제어해줍니다. 내가 몸으로 행위할 때나 말로 행위할 때나 마음속으로 행위할 때, 내가 그릇된 행위를 하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고 지켜줍니다.”

 

선생님은 몇 가지를 더 말했습니다. 바른 명상을 위한 호흡 보기 연습은 착함과 착하지 않음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착함(, )은 고통, 슬픔, 비탄, 절망 등을 끝내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착하지 않음(不善, 불선)은 반대로 고통, 슬픔, 비탄, 절망 등을 자라게 하고 많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우리들은 지시대로 명상을 연습해 보았습니다. 명상 주제는 많이 있는데, 시민명상교실에서는 호흡 보는 연습을 통해서 명상에 이르는 방법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모두 눈을 감았습니다. 전기수도 눈을 감고 마음을 편안히 하고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30분이 지난 후 선생님과 참가자들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30분 앉아 있는 동안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알았는지를 선생님이 물었고 참가자들이 대답했습니다. 참가자 1은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세 번 보니까 다른 생각이 나곤 했다고 말했고, 참가자 2는 숨이 들어올 때는 콧구멍이 시원했고 숨이 나갈 때는 콧구멍이 따뜻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 3은 숨이 들어오고 내쉬는 것에 마음이 집중되니 점점 안정되다가 내 자신이 사라지고 숨만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현상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참가자들이 모두 놀라서 , 대단하다!’고 감탄했습니다. 선생님은 참가자 3에게 나중에 따로 만나 더 대화를 나누자고 했습니다.

 

전기수 차례가 되었습니다. 전기수는 할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30분 동안 앉아 있었지만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거의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단지 생각이 일어났고, 그 생각이 일어난 것을 의식하고 있는 자신이 있었고, 그 자신을 의식하고 있는 다른 생각이 일어났고, 이렇게 생각이 계속 일어나는 것만 있어서 30분 뒤에는 몸과 마음이 무척 피곤해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전기수님, 그럴 때는 이 말을 한번 생각해 보셔요. 여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개가 있어요. 그 개를 기둥에 매어놓아요. 그러면 그 개는 더 이상 뛰어다니지 못하고 기둥 주위만 맴돌 거예요. 그와 같이 전기수님도 생각을 매어보자.’고 연습해보셔요. 생각을 매어놓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스스로 알 때까지 연습해 보셔요.”

 

참가자들은 대체로 호흡 보는 연습을 잘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기수처럼 생각에 빠져 헤매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전기수는 그들처럼 자신도 호흡 보는 일을 잘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행위도 제어하고 나중에는 삼매에도 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연습하고 노력한 것이 없었으니 전기수에게는 먼 이야기였습니다.

 

그날부터 전기수는 아침에 일어나면 호흡 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배운 -모양, -소리, -냄새, -, -감촉, 마음-생각들떠오르는 것들이치들을 외웠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감촉에 주목하지 못하고 이내 마음-생각들로 가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전기수는 생각을 매어놓자는 말을 떠올리며 생각을 매어보려고 했습니다. 더 이상 날뛰지 않게 생각을 매어두려고 해보았습니다. 마치 이리저리 멀리 다니는 개를 기둥에 매어놓듯이 생각을 매어놓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사유하면서 호흡 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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