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명상입문

3 그동안 잘 있었니?

풀빛 너머 2017. 10. 17. 12:21


3 그동안 잘 있었니? 가을이 깊어가네. 등화가친(燈火可親)이 생각난다, 가을은 책을 가까이할 만한 계절이라고 하는 말, 들어보았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때는 가을이라 장마비 개이고 새로이 시원한 기운 마을 들판에 들어오니, “등잔불 점점 가까이할 만 하고책 덮었다 펼쳤다 할 만하네(시추적우제 신량입교허 등화초가친간편가권서 時秋積雨霽 新涼入郊墟 燈火稍可親簡編可卷舒)’ 라고 나오는구나.

 

이 구절(句節)은 당()나라의 문장가 한유(韓愈)가 성남(城南)에 책 읽으러 가는 자기 아들 부()를 권면하려고 쓴 시()에 나온다고 해. 符讀書城南-韓愈 중에서. ‘부독서성남-한유’ : 집 떠나 공부하는 아들 부에게 - 한유

 

예전에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 어떤 친구는 도서관에서 참으로 책을 많이 빌려 보았어. 그 친구는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그 도서 카드를 여러 번 갱신했어. 뿐만 아니라 비록 집안은 가난했지만 그 친구의 형도 누나도 동생도 모두 책을 열심히 읽었어. 그래서 나중에 보니 그의 형, 누나, 동생이 모두 원하는 곳에 취직하고 취학했어.

 

그 친구의 형제들을 보고 나는 반성했단다, ‘,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그래서 나도 그 친구를 따라 도서관에서 책을 좀 빌려보았단다. 나는 주로 종교나 사상이나 철학책을 빌려보았다.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 그때는 30년 전 쯤 되겠는데, 그때는 그래도 종교나 사상이나 철학책을 보는 학생이 몇 명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마 거의 없겠지. 모두 취업 준비하느라고, 실생활과 연관된 공부하느라고 바쁠 거야.

 

, 이제 호흡 연습에 대해 좀 이야기해볼게. 나는 눈으로 손등을 1분 동안 주목해서 볼 수 있을 거야. 나는 귀로 음악을 1분 동안 주목해서 들을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이것은 어떠했니? 코로 드나드는 이 숨은 내가 1분 동안 주목해서 볼 수 있었을까? 붙잡을 수 있었을까? 아마 어려웠을 거야. 만약 1분 동안 계속해서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느끼고 알 수 있었다면 그 사람은 정말 호흡 연습을 잘 하는 사람일 거야.

 

나는 지금도 그래, 지금도 숨을 제대로 잘 보아내지는 못해. 코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보려고 하면 이내 다른 생각으로 마음이 달려가 있는 거라, 그러면 아차, 원위치하면서 다시 숨이 들고 나는 곳으로 돌아오곤 해. 그러다가 또 숨을 놓치고, 그러다가 아차, 원위치하면서 다시 돌아오고를 반복하고 있단다.

 

, 이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 중의 하나가 콧구멍 주위로 내 마음을 주목해놓는 것이라고 나는 배웠단다. 예를 들면 내가 손 등을 보려면 내 마음이 손 등에 주목해 있어야 하고, 내가 음악을 들으려면 내 마음이 음악 소리에 주목해 있어야 하듯이,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발견하려면 내 마음이 콧구멍 주위에 가 있어야 한다고 해.

 

만약 가나가 배의 불룩거림으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 배에 마음을 주목하면 되겠고, 코로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 콧구멍 주위에 마음을 주목하면 되겠네. 그런데 숨소리가 나서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 계속 숨소리를 느끼면서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알아차리려고 해도 될 거야, 당분간은.

 

, 이상해. 다른 것들에는 주목이 그럭저럭 되는데, 예를 들어 책을 본다든지 음악을 듣는다든지 할 때는 책에 음악소리에 집중이 되는데, 우리가 늘 숨쉬고 내쉬는 여기 - - 에는 왜 집중이 잘 안 되는지, 참 이상해. 아마 그것은 우리 마음이 늘 밖으로 밖으로만 달려가고 있었던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이 호흡 보는 연습은 아무리 많이 해도 후회가 없다, 그렇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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