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1 : 안(眼)과 색(色)을 조건으로 안식(眼識)이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촉(觸)이다.
경문2 : 眼에서 色에서 眼識에서, 眼識에 의해 분별되어질 法들에서 ...
어느 일요일 오전 김향원은 양 대리 일행을 따라 < ◌◌ 스님 초청 육촉입처 법문 > 에 참석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여섯 가지 청정 경(M112)과 사밋디 경1(S35:65)과 찬나 경(S35:87)을 읽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윽고 “眼識에 의해 분별되어질 法들”에 대해 재가신자 분들께서는 각자 이해하시는 바를 한번 말씀해 보시라 하셨습니다.
그러자 재가신자1이 말했습니다. “배우기로는, 안과 색을 조건으로 안식이 일어나고 이 셋의 화합이 촉(觸)입니다. 그렇다면 안촉(眼觸)에는 새로 생겨난 마음인 안식(眼識)도 있고, 이 안식의 조건이 된 안(眼)도 있고 색(色)도 있겠습니다. 그럼 새로 생겨난 이 안식은 무엇을 분별하여 압니까? 경문에는 <法들>이라고 하셨는데, 법들이란 아마 ‘안-색-안식’의 색에서 그 복수형인 ‘色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가신자2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른 의견입니다. 예를 들어 눈으로 저것(色)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저것이 황금이라고 아는 마음(안식)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새로 생겨난 이 안식은 이제부터는 저것(色)을 저것(色)이라고만 보지 않고 ‘저것(色)인 <황금>’으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법들이란 ‘안식에 의해 새로 인식되어진 색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오계를 지키는 재가자라면, 길거리에 떨어진 ‘저것(色)인 <황금>’이 자기 것이 아니라서 가지지 않을 것이고 오계를 지키지 않고 탐욕적인 사람이라면 자기 것이 아니더라도 가져갈 것 같습니다.”
재가신자3이 말했습니다. “저도 재가신자2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경에 의하면, ‘마노로 인식되는 법들이 있으니 ...’ 하고 나옵니다. 그런데 왜 ‘안식에 의해 분별되어질 법들’이라고 하시면서 여기서도 법이란 표현을 쓰셨을까요? 저는 이렇게 추측해보겠습니다. 눈으로 보기 전에는 저것(色)이 새로 생겨난 이 안식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는데, 눈으로 보게 되니까 저것(色)은 안식(眼識)이라는 마음의 대상이 되어 ‘저것(色)인 황금’이 되었습니다. 마노라는 마음의 대상이 되면 법(法)이라고 부르듯이 안식의 대상이 되면 그것도 법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대상은, 아위자님의 표현을 빌려 쓰면 ‘아람마나, 인식의 대상’ 이라고 하겠습니다.)”
재가신자4가 말했습니다.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그럼 ‘①눈으로 인식되는 <색(色)들>이 있으니 ...’ 하는 표헌과 ②‘안식에 의해 분별되어질 <법(法)들>...’ 이란 표현에서 ①<色들>과 ②<法들>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①<色들>은 오온에서 말하는 물질(色)의 많은 영역을 뜻하면서 아직 새로운 마음(심, 의, 식의 일어남)과는 어떤 작용을 일으키지 않은 ‘색성향미촉법’으로 분류할 때의 색들이고, ②여기서 <法들>이란 : 눈이 ①의 색들을 분별하여 알게 되면 이후로는 이것(색들)이 안식이라는 마음의 대상이 되므로 이름을 법들이라 한다고 추측해 보았습니다.”
재가신자5가 말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렇게 추론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 일어날 때 그것이 마음의 대상이 된다면 그것을 법으로 불러도 되겠군요. 이때 심의식 중에서 꼭 의(意)의 대상으로만 법을 한정해야 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의 대상으로도 이렇게 법들을 여러 수 십개(?)의 경전에서 알려주셨으니 식의 대상도 법이라고 정말로 부를 수 잇을 것 같습니다. 또 성취수단 상윳따(S51)에는 신통변화가 나오는데, - ‘... 그는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들과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꿰뚫어 안다.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 - 여기서 보면 심이라는 마음이 대상으로 삼은 것도 법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재가신자들의 의견 발표가 모두 끝나고 사람들이 돌아갔습니다. 양 대리의 동료 한분이 말했습니다. “제가 어느 카페에서 글을 보았습니다. <심의식의 대상이 법>이라 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우리의 삶이 인식과 행위로 이루어져 있다면 : 인식의 영역에서는 심의식의 대상을 법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심의식의 대상인 법은 위에 저것(色)이 있어도 눈으로 보게 되면 사람들마다 각자 다르게 달(月)을 인식할 것 같습니다. 둥근 달, 밝은 달, 아름다운 달, 보고싶은 달, 가슴 아픈 달, 작은 달, ...”
'여러 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不可見 無對 (0) | 2019.07.23 |
---|---|
육촉입처, 임시 정리 (0) | 2019.07.09 |
육촉처(六觸處)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0) | 2019.06.27 |
법(法)에 대해 생각하며 (0) | 2019.06.27 |
'의 - 법 - 의식' 에서 의(意)를 생각하며 (2) (0) | 2019.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