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장구 간단히

대학장구 경1장을 들으며 6 (지지이후유정~)

풀빛 너머 2017. 2. 17. 07:17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止者 所當止之地 卽至善之所在也. 知之則志有定向 靜 謂心不妄動 安 謂所處而安 慮 謂處事精詳 得 謂得其所止.


(강의 필기 중에서)

* 지지이후(에) 유정(이니) : (지극히 선한 곳에, (지선至善의 곳에)) 머무를 줄을 안 이후에 (내가 목표점을 향해서 가는 방향을) 정함이 있으니.

* 정이후(에) 능정(하고) :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정해진 이후에 (자신의 마음을) 안정할 수 있고

* 정이후(에) 능안(하고) : (마음이) 안정된 이후에 (자기 몸이) 편안하고.

* 안이후(에) 능려(하고) : (몸이) 편안히 있고 난 이후에 생각(을 정미하게 하고 자세하게)할 수 있고

(생각할 려(慮)를 대주(大註)에서는 ‘처사정상’이라고 했지만 옛날 어른들은 생각할 려(慮)의 원뜻을 ‘사지정심(思之精審)’이라고 했음. 생각을 정미하게 하고 자세하게 하는 것이 생각할 려(慮)이다.)

* 려이후(에) 능득(이니라) : 생각을 (정미하고 자세하게) 한 이후에 (지극한 선이 있는 곳에 머무름을) 얻을 수 있다



* 지자(는) 소당지지지(니) : 머무른다는 것은 마땅히 머무를(머물러야 하는) 곳이니(마땅히 머물러야 할 바의 곳이니)

* 즉지선지소재야(라) : 바로 지선(至善)이 있는 곳이다


* 지지(면) 즉지유정향(이라) : 지선이 있는 곳을 알았다면 뜻에 방향을 정한 것이 있다.

* 정(은) 위심불망동(이요) : 정(靜)은 (마음이 안정 되어 있어) 마음이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르고

* 안(은) 위소처이안(이요) : 안(安)은 내가 머물러 있는 곳에서 편히 여기는 것을 이르고

* 려(는) 위처사정상(이요) : 려(慮)는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정미하고 상세한 것을 이르고

* 득(은) 위득기소지(라) : 득은 그것(지선)이 머무르는 곳을 얻는 것을 이른다




그동안 잘 있었니? 오늘은 1장 경문이 이어지는 것을 보자. 지난 번에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을 보았지? 그 다음에 계속 이어지는 경문이 바로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이야. 지지이후(에) 유정(이니) 정이후(에) 능정(하고) 정이후(에) 능안(하고) 안이후(에) 능려(하고) 려이후(에) 능득(이니라) 

 

여기에 보면 정(定), 정(靜), 안(安), 려(慮), 득(得)이라는 말이 나와. 정정안려득, 이것이 무엇일까? 먼저 한자 뜻을 살펴보자. 급수한자에서 배운 것을 떠올려보자.


* 정(定) : 정할 정. ‘집 면 + 바를 정(正)의 변형’ 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바를 정(正)’이 음의 역할을 하고 있음. 사람이 편안히 살 집을 정해놓는다고 해서 정할 정이 되었음.

(발의 모양은 ‘그칠 지’와 ‘발 족의 밑부분의 형태’로 나옴. 참고로 정할 정(定)의 밑부분은 발 소(⽦)가 아님)


* 정(靜) : 고요할 정. ‘푸를 청 + 다툴 쟁’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서로 다투다가 다툼이 끝나고 나면 조용해진다고 해서 고요할 정이 됨. 푸를 청이 음의 역할을 함.


* 안(安) : 편안 안. ‘집 면 + 계집 녀’ 로 이루어진 글자로 집안에 여자(아내 또는 어머니)가 있어 편안하다는 뜻.


* 려(慮) : 생각할 려.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함. ①‘범의문채 호 + 생각 사’로 이루어진 글자로 생각할 려가 되었다는 설이 있고, ②‘밥그릇 로 + 마음 심’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밥그릇 로가 음의 역할을 하고 마음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생각할 려가 되었다는 설이 있음. 아직까지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모름.


* 득(得) : 얻을 득. ‘두인변 + 조개 패의 변형 + 마디 촌’으로 이루어진 글자. 길에서 돈을 주웠다고 하여 얻을 득. (얻을 득 자의 옛날 글자는 ‘길이 있고 조개가 있고 (그 조개를) 손으로 줍는 것’을 표현하고 있음, 조개는 옛날에는 자패라고 하여 돈으로 사용됨. 그래서 조개 패(貝)가 들어가면 돈이나 재물의 뜻이 있음.)


그래, 아마 이 ‘정(定), 정(靜), 안(安), 려(慮), 득(得)’은 마음의 어떤 상태를 나타낸 것인가 봐. 지극히 착한 곳(지선, 至善)에 머문 사람한테는 이런 마음 상태가 되는가 봐. 그럼, 이제 내가 강의에서 들은 것을 말해볼게.



(지금 우리가 보는 이 책의 이 글자체는 좋죠? 이것은 구리를 녹여 만든 동활자입니다. 이 경서는 정조 때 정유자 15만 자를 만들어 여러 다른 책을 찍어냈는데 이 정유자 글자체가 가장 보기가 좋습니다.


왕후 후(后)는 뒤 후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지어지선에서 지를 받아서 계속 이어서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정(定)은 정해진 것을 말합니다. 뜻이 정해진 후에야 마음이 고요해지고(정(靜)), 마음이 고용해 진 후에 자기가 있는 처지에서 편안하고(안(安)), 편안한 후에 일을 처리하는 데 정밀하고 상세하게 합니다(려(慮)), 일처리를 정밀하고 상세하게 한 후에야 얻을 수 있습니다(득(得)).


사람은 자기가 가야 할 곳을 알면 뜻이 정해집니다. 마음의 뜻을 확고히 잡고 나면 마음이 안정됩니다. 마음이 안정이 되면 몸이 편안해집니다. 마음이 안정되고 몸이 편안해지면 자기 일을 꼼꼼히 단계를 밟아 해나갈 수 있으므로 마침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됩디까? 세상 살이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유학자는 이렇게 경전에서 제시한 길을 따라 살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선비가 많았습니다. 선비가 정말 그렇게 살아가기란 힘들었을 것입니다. 논어에 임무는 막중하고 갈 길은 요원하다(임중이도원, 任重而道遠)고 했습니다. 옛날 유학자들은 그 짐을 지고 자기의 내면을 닦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처(處) 자 밑에 상성이라고 되어 있는데, ‘살다, 머무르다’의 뜻입니다. 처 자가 거성일 때는 ‘곳, 처소’라는 뜻입니다.


머무르는 곳을 알고 나서 결국 머무르는 곳에 도달하는 이 과정을 두고, 주자는 소주(小註)의 네 번째 줄에 ‘정정안려득’ 다섯 자는 효과의 차례이지, 공부의 절목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즉 ‘정정안려득’은 머무를 곳을 안 다음에 저절로 나타나는 효과이지 공부의 과정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주자는 머무를 곳을 알자말자 자연히 이어서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내가 저리로 가야지 하는 뜻이 생기고 그러면 마음이 안정되고 죽 이어져서 얻게 된다는 뜻이겠지요.)



강의를 듣다가 보니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단다. ‘정(定), 정(靜), 안(安), 려(慮), 득(得)’과 관련한 것인데, 내가 예전에 어디에서 들은 이야기란다. 무엇인가 하니, 수행자가 있대. 수행자가 수행을 하면서 ‘간탐(또는 까마), 악의, 해태-혼침, 들뜸-후회, 의심’의 다섯 가지 장애를 게거한다고 해. 그래서 다섯 가지 장애가 없이 머물고 마음을 청정하게 한다고 해.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에서 이것들이 제거되었음을 관찰한다고 해.


그러면 개발된 느낌이 일어난다고 해. 환희가 일어나고 이어서 희열이 일어나고 이어서 경안(몸이 편안함)이 일어나고 이어서 행복이 일어난다고 해. 이렇게 마음이 행복한 자는 삼매에 든다고 해.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함 → 장애 없이 머물며 마음을 청정히 함 → 장애가 제거되었음을 관찰함 → 환희가 생김 → 희열이 생김 → 경안(輕安)해짐 → 행복해짐 → 삼매에 듦’


그럼, 다음 시간에는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 물유본말 부분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