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낸 이야기 2 : 오계

권 부자 집에서는 어제부터 음식을 장만하느라고 분주했습니다. 천안계에 거처하고 있는 빙청 선인과 그 제자들을 아침 식사에 초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성을 비롯한 아이들도 좋아했습니다. 권 부자는 빙청 선인을 초대한 날에는 동네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까지도 집안에 들여 음식을 배부르게 먹도록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알맞은 시간에 빙청 선인과 그 제자들이 권 부자 집에 도착했습니다. 권 부자는 맛있는 음식을 골라 손수 대접했고, 식사를 마치자 빙청 선인은 마련된 자리에 앉았습니다. 권 부자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도 모두 자리에 앉았습니다. 다성을 비롯한 아이들도 저 멀리 또는 가까이 앉았습니다.

빙청 선인이 말했습니다.

“다섯 가지 재가자가 지켜서 좋은 과보를 가져 오는 것이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지키면 살아서는 점점 괴로움이 줄어들고 행복이 늘어나며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는 인간의 좋은 곳이나 천상에 태어납니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입니까?

첫째,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마십시오. 묶거나 자르거나 상해를 입히지 마십시오. 그들을 괴롭히지 마십시오.

둘째,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마십시오. 주인 있는 것이나 주인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가지지 마십시오.

셋째, 재가자의 경우에는 삿된 음행을 하지 마십시오. 남편에 의해 보호되거나 가족에 의해 보호되거나 친척에 의해 보호되거나 사회에 의해 보호되거나 국가에 의해 보호되는 여자를 범하지 마십시오. 그밖에 후견인에 의해, 기타 다른 법으로 보호되고 있는 여인을 범하기 마십시오.

넷째, 거짓말을 하지 마십시오. 증인석에 불려갔을 때 나를 위해서, 또는 남을 위해서 거짓으로 증언하지 마십시오.

다섯 째, 술이나 기타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약품을 섭취하지 마십시오. 술은 자신을 미치게 하고 남도 미치게 합니다.

이 다섯 가지 계율을 지키면 이 세상에서도 점점 괴로움은 줄어들고 행복은 늘어나고, 죽어서는 하늘 세상에 태어납니다.”

이어서 빙청 선인은 더 높은 법으로 권 부자와 마을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격려하고 분발하게 하고는 떠나갔습니다. 자영과 다성과 아이들은 빙청 선인과 함께 왔다가 돌아가는 자기들 또래의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는 이름을 불이(不貳)라고 했습니다.

다성을 비롯한 아이들도 각자 집에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자영은 아이들에게 각각 종이 하나씩을 주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다성은 종이를 펼쳐보았습니다. 오늘 빙청 선인이 한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빙청 선인은 권 부자의 초대를 받았을 때 오계와 관련된 말씀을 여러 번 했는데, 아마 그것을 자영이 기억하여 종이에 써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던 모양입니다. 다성은 소리 내어 읽어보았습니다.

① 살아있는 생명 해치는 것을 멀리하는 계 받아 지키겠습니다. [생명 존중]

② 주지 않는 물건 가지는 것을 멀리하는 계 받아 지키겠습니다. [사회 정의]

③ 잘못된 성적인 행위를 멀리하는 계 받아 지키겠습니다. [가족 보호]

④ 거짓되게 말하는 것을 멀리하는 계 받아 지키겠습니다. [관계 보호]

⑤ 방일의 원인이 되는 술이나 약물들을 멀리하는 계 받아 지키겠습니다. [자기 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