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성,재등록과수정

8. 법(法)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풀빛 너머 2020. 11. 12. 08:07

8. ()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며

 

어느 날 빙청 선인 일행이 길을 가는데 악마가 쳐 놓은 그물에 다성과 사람들이 붙잡혔습니다. 빙청 선인과 제자들과 칠지는 미끼를 물지 않아서 그물에 걸리지 않았지만 다성과 사람들은 미끼를 물어 그물에 걸렸습니다. 악마의 그물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악마의 군대는 여러 빛깔의 미끼를 가지고 사람들을 악마의 뜻대로 마음대로 부렸고, 사람들은 악마의 그물에 묶인 채 자유를 잃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여러분, ()에 대해 한 구절이라도 바르게 말하면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거기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법(), 즉 빠알리 어로 담마(dhamma)’라고 하는 법을 찾아서 악마의 그물에서 벗어납시다.” 이에 사람들은 법()에 대해 한 구절이라도 얻기 위해서 책을 찾아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동영상 법문을 듣거나 하면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뒤에 드디어 사람1이 경전에서 찾은 내용을 말했습니다. “우루웰라 경1(A4:21)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 ... “비구들이여, 정등각을 성취한 뒤 처음으로 나는 우루웰라에서 네란자라 강둑에 있는 염소치기의 니그로다 나무 아래에서 머무른 적이 있다. 내가 한적한 곳에 가서 홀로 앉아 있는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마음에 일어났다. ‘아무도 존중할 사람이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이 머문다는 것은 괴로움이다. 참으로 나는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의지하여 머물러야 하는가?’ ... ‘참으로 나는 내가 바르게 깨달은 바로 이 법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의지하여 머물리라.’고 나옵니다.” 사람1이 말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그가 빠져나갔습니다.

 

다음으로 사람2가 경전에서 찾은 내용을 말했습니다. “대반열반경(D16)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 6.1.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다 존자를 불러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그런데 아마 그대들에게 스승의 가르침은 이제 끝나 버렸다. 이제 스승은 계시지 않는다.’라는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아난다여, 그러나 그렇게 봐서는 안된다. 아난다여, 내가 가고난 후에는 내가 그대들에게 가르치고 천명한 법과 율이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대반열반경(D16 §6.1)” 사람2가 말을 마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그도 빠져나갔습니다.

 

다음으로 사람3이 말했습니다. “왁깔리 경(S22:87)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7. “... 세존이시여, 저는 오랫동안 세존을 친견하러 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몸에는 세존을 친견하러 갈만한 힘마저도 없습니다.”

8. “왁깔리여, 그만 하여라. 그대가 썩어 문드러질 이 몸을 봐서 무엇을 하겠는가? 왁깔리여, 법을 보는 자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자는 법을 본다. 왁깔리여, 법을 볼 때 나를 보고 나를 볼 때 법을 보기 때문이다.”” 사람3의 말이 끝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그도 빠져나갔습니다.

 

사람1, 사람2, 사람3의 말을 듣고 다성은 생각했습니다. ‘, 법이란 이처럼 중요한 것이구나. 부처님께서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고 나신 뒤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부처님께서는 깨달으신 바로 그 법에 의지하여 머무실 것이라고 하셨고, 또 돌아가실 때에는 제자들에게 법과 율을 스승 삼아라고 하셨고, 또 병이 심하게 든 어떤 비구 스님에게는 법을 보는 것이 곧 부처님을 보는 것이라 하셨으니, ... 참으로 법()은 불교에서 중요한 것이구나.’ 하고.

 

조금 있으니 사람4가 말했습니다. “저는 다음 카페의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찾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내용이 나왔습니다. : 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뜻합니다. 빠알리 어로는 대문자로 ‘Dhamma’로 표기합니다.” 그리고 법이란 존재하는 모든 것[諸法]’을 뜻하며 소문자로 ‘dhamma’로 표기합니다. 그래서 의 의미에서는 법이란 일체법 sabbe-dhammā 一切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을 마치자 악마의 그물에서 틈이 생겨 사람4도 벗어났습니다.

 

다음으로 사람5가 말했습니다. “저도 같은 곳, 다음 카페의 초기불전연구원에서 검색했더니 이런 내용이 나왔습니다. : 법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뜻할 때 교학에서는 ‘5·12·18·22·4성제·12연기의 여섯 가지 주제로 집약되고, ‘수행에서는 사념처四念處·사정근四正勤·사여의족四如意足·오근五根·오력五力·칠각지七覺支·8정도八正道의 일곱 가지 주제로 구성된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菩提分法]’으로 정리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행으로서의 법은, 은 다시 계정혜 삼학三學으로 분류되거나 사마타[]와 위빳사나[]’ 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합니다.” 말을 마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사람5도 빠져나갔습니다.

 

사람5-1이 말했습니다. “경전에서 부처님께서 나는 법을 설하리라.’ 하시면서 설한 가르침이 모두 법입니다.” 사람 5-1도 악마의 그물에서 벗어났습니다.

 

사람4와 사람5의 말을 듣고 다성은 생각했습니다. ‘, ()이란 부처님께서 들려주신 가르침을 뜻하기도 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諸法, 또는 一切法)을 뜻하기도 하는구나. 여기서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교학과 수행에 잘 나타나 있는데, ‘5·12·18·22·4성제·12연기사념처四念處·사정근四正勤·사여의족四如意足·오근五根·오력五力·칠각지七覺支·8정도八正道가 모두 법이겠구나. 그럼, 존재하는 모든 것(제법, 즉 일체법)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것은 아직 모르겠구나.’ 하고.

 

다음으로는 사람 6이 말했습니다. “우빠와나 경(S35:70)을 검색하니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 3. “세존이시여,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법,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법이라고들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입니까?”

4. “우빠와나여, 여기 비구는 눈으로 형색을 보고 나서 형색을 경험하고 형색에 대한 탐욕도 경험한다. 그러면 그는 내 안에는 형색들에 대한 탐욕이 있구나.’라고 하면서 자기 안에 형색들에 대한 탐욕이 있음을 꿰뚫어 안다.

우빠와나여, 이렇게 꿰뚫어 아는 것을 두고 법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 사람6이 말을 끝내자 악마의 그물에 큰 틈이 생겨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람6을 따라 빠져나갔습니다.

 

얼마 후 사람7이 말했습니다. “경전에는 이런 내용이 종종 나옵니다. : ‘눈으로 인식되는 형색들이 있으니, ... 귀로 인식되는 소리들이 있으니, ... 코로 인식되는 냄새들이 있으니, ... 혀로 인식되는 맛들이 있으니, ... 몸으로 인식되는 감촉들이 있으니, ... 마노로 인식되는 법들이 있으니, ...’ 라고 하셨는데, ‘마노()로 인식되는 법들이 바로 법들입니다.” 사람7도 악마의 그물에서 벗어났습니다.

 

사람6과 사람7의 말을 듣고 다성은 생각했습니다. ‘, 법이란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구나. 예를 들면 누군가가 귀로 소리를 듣고 나서 그 소리를 경험하고 그 소리에 대한 성냄도 경험할 때, 그는 자기 안에는 소리들에 대한 성냄이 있구나 하면서 자기 안에 있는 소리들에 대한 성냄이 있음을 꿰뚫어 아는 것도 법을 아는 것이 되는구나.’

 

다성은 또 생각했습니다. ‘, 법이란 마노()로 인식되는 법들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구나. 그러면 이런 것들도 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제 눈으로 보고 안 것을 지금 눈을 감고 떠올려 알면 그것을 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제 귀로 듣고 안 것을 지금 마음에서 떠올려 알면 그것도 법이라고, 어제 코로 냄새 맡고 안 것을 오늘 마음에서 떠올려 알면 그것도 법이라고, 어제 혀로 맛보아 안 것을 오늘 마음에서 떠올려 알면 그것도 법이라고, 어제 몸으로 감촉하여 안 것을 오늘 마음에서 떠올려 알면 그것도 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고.

 

사람8이 말했습니다. “법이란 심의식(心意識)의 고유대상입니다. 마음을 심, , 식으로 구분할 때 각 마음의 고유대상이 법입니다.” 이 말이 끝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사람8이 빠져나갔습니다.

여기서 다성은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의()가 인식하는 대상이 바로 법()이라는 것은 들어보았는데, 심의식의 고유대상이 법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구나. 과연 이것이 무슨 뜻일까?’ 다성은 이리저리 생각해보았습니다. ‘, 그렇구나. 마음이 심()일 때도 인식되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 마음이 식()일 때도 인식되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 마음이 의()일 때도 인식되는 것들이 있을 텐데, 이런 것들이 모두 법인 것 같구나.’ 하고.

 

다음으로 사람9가 말했습니다. “제가 유튜브에서 아비담마 길라잡이 강의를 들으니까 이렇게 나오기도 합니다. : 법이란 무엇입니까? 아비담마에서는 법을 2가지 측면에서 정의합니다. 법은 첫째는 고유 성질을 가진 것이고, 둘째는 법은 찰나적 존재입니다. (찰나적 존재에서 무위법인 열반은 제외함, 열반은 논의의 대상이 아님) 그럼 이 세상에는 고유성질을 가진 법들은 몇 가지가 있습니까? 상좌부 아비담마에서는 82가지가 있다고 하며, 주제별로 분류하면 마음-마음부수-물질-열반4가지라고 합니다. (마음1, 마음부수52, 물질28, 열반1) ” 말을 마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그도 빠져나갔습니다.

 

다음으로 사람10이 말했습니다. “저도 아비담마 길라잡이 강의를 유튜브에서 들었습니다. 법이 고유성질을 가진 것이고, 찰나적 존재라고 할 때, 찰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모든 유위법은 찰나적 존재라고 했는데, 왜 그런 유위법들이 눈으로 보기에는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입니까? 그것은 너무나 빨리 일어났다가 사라지기를 거듭하고 있어서 마치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 찰나를 토대로 해서 상속(흐름)이 나와야 합니다. 유위법들은 찰나생 찰나멸을 거듭하면서 흘러갑니다. 너무나 빨리 찰나생 찰나명을 거듭하면서 흘러가니까 마치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말이 끝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그도 빠져나갔습니다.

 

사람9와 사람10의 말을 듣고 다성은 생각했습니다. ‘, 논장에서는 법을 두 가지로 이해하는가 보다. 첫째는 고유성질을 가진 것이고, 둘째는 찰나적 존재라는 것이구나. 법은 각각 고유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탐욕이라는 법은 성냄이라는 법과 다르고, 무명이라는 법은 지혜라는 법과 다르구나. 한편, 예전에 찰나란 ‘(법이) 고유성질을 드러내는데 걸리는 최소단위의 시간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영원한 마음이 있다거나 늘 항상하는 자아가 있다든지 하는 주장은 불법이 아니라고 하는구나.’ 하고.

 

다음으로는 사람11이 말했습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 법문을 들으니 다음과 같습니다. : ‘.., 이렇게 계--혜 삼학을 공부하고 알고 수행하면 몸과 말과 마음이 깨끗하고 순수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첫 번째 도를 얻게 되면(수다원) 거친 번뇌는 완전히 제거되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거친 번뇌를 제거하도록 해주는 삼학을 불법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합니다. 삼학을 많이 공부 지으면 불법이 자기에게 머무르게 되고, 이것은 곧 자신에게 불법을 펴는 것이 됩니다.’ 저는 이 법문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첫 번째 성자인 수다원에 이르게 하는 삼학의 공부와 수행이 불법이라면, 그 수행과정에서 드러난 것들도 다 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사람11이 말을 마치자 악마의 그물에 틈이 생겨 그도 빠져나갔습니다.

 

남아 있던 사람들이 의논을 하여 함께 경전의 경문을 소리 내어 읽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함께 경문을 읽었습니다. “... 이것은 괴로움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일어남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 (이것은 괴로움이다. 이 괴로움은 집()한 것이다. 이 괴로움은 멸()하는 것이다. 이것이 멸()로 가는 길이다. -빠알리공부모임-) ...” 그러자 악마의 그물이 찢어져서 모든 사람들이 다 빠져나왔습니다.

 

밖에는 빙청 선인과 제자들과 칠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성과 사람들이 빙청 선인 일행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 그날 저녁 다성은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참으로 무서운 하루였다. 죽다가 살아난 것과 같다. 그런데 법()에 대해서 듣게 된 것은 너무나 큰 행운이었다. ... 여기 수학을 모르는 사람이 대학교 수학 문제를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는 초등학교 수학부터 배우고 다음으로 중학교 수학을 그 다음에는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고, 그런 다음에 대학교 수학을 배워서 문제를 풀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늘 나는 법에 대해 기초지식을 조금 들어서 배우게 되었다. 앞으로 계속해서 초등학교 수준의 공부를 배우고, 다음으로는 중학교 수준의 공부를, 다음으로는 고등하교 수준의 공부를 배우고 실천하면, 그때 비로소 대학교 수준의 공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물이 흘러갈 때 웅덩이를 하나씩 하나씩 채우면서 강이나 바다로 흘러가듯이. ...’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