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장구 간단히

대학장구 경1장을 들으며 4 (고학자당인기소품이수명지~)

풀빛 너머 2017. 2. 11. 07:15

大學之道在明明德在親民在止於至善

程子曰 親 當作新. ○大學者 大人之學也. 明 明之也. 明德者 人之所得乎天 而虛靈不昧 以具衆理 而應萬事者也. 但爲氣禀所拘 人欲所蔽 則有時而昏然 其本體之明 則有未嘗息者. 故學者當因其所發而遂明之 以復其初也. 新者 革其舊之謂也. 言旣自明其明德 又當推以及人 使之亦有以去其舊染之汚也. 止者 必至於是而不遷之意. 至善則事理當然之極也. 言明明德新民 皆當止於至善之地而不遷. 蓋必其有以盡夫天理之極 而無一毫人欲之私也. 此三者 大學之綱領也.


(다음은 강의에서 들은 원문 풀이입니다.)

* 고(로) 학자당인기소발이수명지(하여) :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들은 마땅히 (명덕이) 발현된 것을 인하여서 (해야 한다.)

(마땅 당은 ‘마땅히 ~해야 한다’까지 해석해야 한다. / 그 기는 밝은 덕이 발현된 것, 이것은 양심, 또는 성. / 수가 부사로 쓰이면 마침내, 결국, 여기서는 계속 이어서라는 뜻. 그래서 수명지는 접속 명지, 계속해서 밝혀나가다. / 본성이 발현되었는데, 밝은 덕이 딱 발현되었으면 그것을 매개체로 해서 그때부터 계속해서 밝혀나가서. / 오늘부터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해야지 라고 했으면 그것을 실마리로 삼아 계속 명덕을 밝혀나가야 함.)


* 이복기초야(라) : 자신의 초성을 회복할 것이니라.

(태어날 때 부여받은 것이 초성(初性). 예)형제 이름이 형은 초성이고 동생은 복성(復性)인데, 여기서 나온 이름임. 누가 봐도 형제인지를 알 수 있다. / 그러니까 우리는 태어날 때 명덕을 받고 태어났는데 그것을 계속 밝혀나가는 것이 수기(修己)이다. / 초성 그대로 유지한 것은 공자와 같은 성인. 나쁜 것에 물이 들었다가 다시 초성을 회복하는 복성은 우리 같은 사람. / 기질에 부여받는 것은 유생지초(태어날 때 초기)에 있는 것. 물욕에 가림을 받는 것은 세상살이 하면서 그렇게 됨.)



그동안 잘 있었니? 이제 고2가 되니 더욱 바빠지겠구나. 그럼 오늘도 대학장구를 좀 보자. 주자는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을 말했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본성이 본연지성이고 기질에 따라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성이 거리끼게 되는 것이 기질지성이라고 보았대. 그리고 주자는 세상을 보고 사람들을 보고 어떻게 하면 이 기질지성을 본연지성으로 회복시킬지를 고민했다고 해.


그래. 사람은 살아가면서 눈으로 본 것이나 귀로 들은 것에 끌려가서 바르지 못한 일을 하기도 해. 바로 외물에 가려서 본성을 발현하지 못한 거래, 주자학 쪽에서 말하면 그렇다는 거야. 쉬운 말로 어떻게 나쁜 일에서 벗어나 바른 삶을 살아갈까? 이겠지. 주자는 어떻게 말했을까? 다음을 보자.


故學者當因其所發而遂明之 以復其初也.

고(로) 학자당인기소발이수명지(하여) 이복기초야(라) 고 했대.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본연지성, 명덕) 일어나는 바를 인하여 마침내 (명덕을) 밝혀서 그 처음을 회복해야 한다.)


주자는 앞 문장에서 본연지성의 밝음은 멈추어진 적이 없대. 그러니 그 본연지성의 밝음(명덕)이 드러날 기회만 생기면 그 본연지성은 드러날 수 있는가 봐. 그래서 본연지성이 드러날 때 우리는 기질지성의 혼탁에서 본연지성으로 회복할 노력을 할 수 있대. 그런 노력을 쉬지 않고, 자강불식하면, 공부하면 본연지성을 회복할 수 있는가 봐. 쉽게 말하면 착한 마음이 일어났을 때 그 착한 마음을 유지하고 증장시켜 (나쁜 마음을 몰아내면) 마침내 착한 마음이 가득하여 착한 사람이 된다는 뜻인가 봐. 달리 말하면 범인이 성인이 된다는 뜻인가 봐. 그럼, 내가 강의를 들은 것을 좀 들려줄게.



(인간의 현존재를 설명하는 주자의 방식은 어떤가요? 주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 기질을 변화시키는 일에, 인욕에 가려져 악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을 선한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어떻게 기품을 변하시킬까요. 다른 말로 하면 어떻게 명덕을 가리는 것들을 제거하여 명덕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그런데 기품을 변화시키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자 같은 분도 극난변화(極難變化, 변화시키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고 했습니다. 우리 범인은 기품과 인욕과 싸우면 대부분 집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주자는 ‘마땅히 그 발현되는 바를 인하여 계속 밝혀나가라.’고 했습니다. 발현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본연지성, 명덕, 성(性)입니다. 이것들은 유사한 개념입니다.

범인한테는 쇠귀에 경 읽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범인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간혹 가다가 범인도 자기 내면에 명덕이 잠깐 반짝 빛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딱 잡아야합니다. 맹자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극악한 인간이 우물가에서 한 아기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우물에 빠지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악인이 달려가서 아기를 구해줍니다. 왜 아기를 구해주었을까요? 그 순간이 바로 자기의 내면에 간직한 본성(명덕)이 잠깐 발현한 순간입니다. 이때 그런 마음의 단서(끄트머리)를 잡아서 그 어진 마음을 밝혀나가야 합니다.

명덕이 귀퉁이만 모습을 드러낼 때 그것을 잡고 자기 기질의 흐린 것을 제거해야 합니다. 명덕이 기질에 갇히기 전의 명덕을 회복해야 합니다. 명덕의 단서, 끄트머리를 잡아서 명덕을 계속 넓혀나가라고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주자어류에 나오는 말에 기강이약(氣强理弱-기품은 강하고 이(성, 명덕)은 약해진다.)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현실에서 이것을 실천하기란(성을 회복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자기 호를 복초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유하면 원래 거울(명덕)이 밝고 깨끗한 것(物)이었는데, 먼지와 때가 끼어 어두워졌으니 비출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먼지와 때를 제거한 후에라야 거울은 그 밝고 깨끗함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왕양명이 중추라는 시를 남겼는데,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오심자유광명월(吾心自有光明月, 내 마음에는 저절로 빛나고 밝은 달이 있네. 천년 동안 내 마음의 이 밝은 달은 이그러진 적이 없네.)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심성을 달에 비유하고 밝고 빛나는 달을 본성에 비유한 것이 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육조단경을 읽어보아도 나오는데 주자학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나는 지난 번에 우리가 명덕을 다 보았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오늘까지 해야 명덕을 다 본 셈이네. 그래. 다음 시간에 친민(신민)과 지어지선을 보아야겠네.


(다음 글은 다음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쯤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