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장구 경1장을 들으며 1 (자정자왈~ : 대학지도~)
이 글은 제가 인터넷에서 대학장구 강의를 듣고 정리한 글입니다.
전통문화연구회에서 운영하는 사이버서원에서 주로 권경상 선생님과 이영호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정리하기가 쉽지 않아서 마치 앞에 고등학생이 있다고 가정하여 그렇게 대화체로 했습니다.
이 글 속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제가 잘못 듣고 잘못 정리한 것임을 밝힙니다.
나는 예전에 전통문화연구회에서 나온 현토완역 대학 중용집주 (성백효 역주, 2000)를 읽어보았어. 그런데 그 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어. 그러다가 며칠 전부터 전통문화연구회에서 운영하는 사이버서원에 등록하여 대학장구를 듣게 되었어. 아, 그랬더니 이제야 좀 이해가 되는 거라. 그럼, 이제부터 내가 배운 것을 들려줄게.
대학(大學)은 논술 전개가 넝쿨처럼 뻗어나간다고 해서 옛날 어른들은 “넝쿨 대학”이라고 불렀다고도 해. 마치 호박 넝쿨이 죽 뻗어 나오듯이 대학이라는 책은 한 원줄기에서 세 개가 나오고 다시 거기에서 다른 줄기들이 나오고 그렇다는 거야. 그리고 대학은 앞의 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해. 그래야 뜻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해. 왜냐하면 풀이가 앞의 말을 이어서 계속 나오니까 그렇다는 거야. 자, 그럼 우리도 대학장구대전을 한 번 보자.
오경 중에 예기라는 책이 있다고 해. 거기에 들어 있던 한 편을 정자가 뽑아내서 책으로 만들었다고 해. 그리고 정자로부터 내려오는 세 사람이 있지만 주자는 그 세 사람 말고 바로 정자를 사숙했다고 말해. 사숙은 직접 그분으로부터 배우지는 않았지만 그분이 남기신 책이나 말씀을 스승 삼아 배운 경우를 사숙이라고 해.
성백효 선생님 번역본 뒤에 보면 한문 원문이 나오는데, 거기에는 ‘대학장구서’도 있고 (다른 책에는 ‘독대학법’도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건너 뛰고 바로 대학장구대전을 한번 보자. 그래, 한문이 이렇구나, 우리 같이 구경하자. 거기 보면 좀 큰 글씨 하고 작은 글씨들이 나오지? 그 페이지 어디에 보면 칸을 위에 올려 쓴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신민하며 재지어지선이니라.”, 이것이 원래 경이야. 좀 큰 다른 글자들은 정자나 주자의 설명이고. 그리고 작은 글씨들도 많은데, 그것도 다 설명이야. 주를 단 것인데, 소주라고 한다고 해.
그래, 원문은 “大學之道在明明德在親民在止於至善”이지. 원문에서는 ‘재신민’이 아니고 ‘재친민’으로 되어 있고, ‘는, 하며, 하며, 이니라’ 라는 토가 없어. 그런데 강의하시는 분들(교수님? 한학자?)께서 모두 그렇게 읽으셔서 나도 그렇게 읽었어.
그 원문 앞에 ‘자정자왈 ...’이 좀 큰 글씨로 나오지? 그래 우리 그것을 한번 보자.
(다음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글입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gjang1&logNo=220916683757
大學集註 章句大全
대학집주 장구대전
子程子曰 大學은 孔氏之遺書而初學入德之門也라. 於今에 可見古人爲學次第者는 獨賴此篇之存이요 而論孟이 次之하니 學者 必由是而學焉이면 則庶乎其不差矣리라.
(자정자왈 대학은 공씨지유서이초학입덕지문야라. 어금에 가견고인위학차제자는 독뢰차편지존이요 이논맹이 차지하니 학자 필유시이학언이면 즉서호기불차의리라.)
(정자(程子)께서 말씀하시기를『대학』은 공자(孔子)의 문하에서 전해진 글이고, 처음 배우는 사람이 덕(德)에 들어가는 문(門)이다. 지금에 와서 옛사람들의 학문을 하는 차례를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글이 있는 덕분이며, 『논어』와『맹자』는 그다음이니,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이 글(대학)을 따라서 배운다면 거의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여기 나오는 ‘자정자’에서 정자 앞에 ‘자’를 붙인 것은 정자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 붙인 것이라고 해. 자(子)는 원래 남자의 미칭(美稱)이었는데 나중에는 그 사람을 존경하기 위해서 자를 넣기도 했다고 해. 자공, 자로에서 자(字, 이 자는 남자가 어른이 되면 받는 이름을 말함) 위에다 자(子, 존칭)를 넣은 것은 높이기 위해서 자를 넣었다고 해.
여기서 ‘공씨’는 공자의 학문을 말해. 증자의 학문은 증씨, 부처의 학문은 불씨라고 한다고 해. 옛날에 나는 국사 시간에 정도전이 지은 ‘불씨잡변’을 듣고 ‘불씨’라는 말이 불교를 낮추어서 쓴 말인 줄 알았어. 그런데 강의를 들어보니 그런 것이 아니고 어떤 사람의 학문을 그렇게 부르는 말이라고 해.
초학입덕지문에서 초학은 그냥 학문에 처음 들어서는 초학자가 아니라고 해. 만약에 아주 잘 다스려진 그런 시대가 있었다면 그대 소학은 쇄소응대진퇴지절과 예악사어서수지문을 배우고 이것은 다 의무교육이라고 해. 그런데 대학은 사람을 다스리는 학문이라고 해. 그래서 여기 태학(태학교)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천자의 아들들, 제후, 대부, 원사의 맏아들, 그리고 백성 중에서 뛰어난 사람들만이 들어갔다고 해. 그러니까 여기 초학은 소학을 다 배우고 난 뒤 태학에 들어간 초학자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 (大學은 학문을 말할 때에는 대학이라고 읽고 학교를 말할 때에는 태학이라고 읽는다고 해.)
(강의 필기 중에서)
子程子曰 大學은 孔氏之遺書而初學入德之門也라. 於今에 可見古人爲學次第者는 獨賴此篇之存이요 而論孟이 次之하니 學者 必由是而學焉이면 則庶乎其不差矣리라.
* 자정자왈 : 자정자가 말씀하셨다.
* 대학(은) 공씨지유서이초학입덕지문야(라) : 대학(이라는 책)은 공씨가 남긴 글이고 (대인지학을 배우는) 초학자들이 덕에 들어가는 문이다.
* 어금(에) 가견고인위학차제자(는) : 지금에 있어서 고인(옛 사람)들이 학문을 하는 차례를 볼 수 있는 것은
* 독뢰차편지존(이요) : 오직 이 책이 남아있는 데에 의거하고
* 이논맹(이) 차지(하니) : 논어와 맹자가 그 다음이 된다. (대학을 먼저 읽고 나서 논어를 읽고 맹자를 읽어라. 논어와 맹자를 함께 말할 때에는 논맹이라고 하고, 대학과 중용을 함께 말할 때에는 용학이라고 함)
* 학자필유시이학언(이면) : 배우는 사람이 반드시 여기를 말미암아서(출발점으로 해서) (대인지학을) 배워나가면
* 즉서호기불차의(리라) : 거의 (학문을 하는 차례가) 잘못되지 않는 데에 가깝게 될 것이다(거의 틀리지 않을 것이다).
* 입덕지문 - 덕에 들어가는 문. (어느 집이든지 제일 먼저 들어가는 곳이 문이듯이 대인이 공부하는 첫 번째가 대학이다.)
* 차제(次第)는 차례의 뜻.
* 독(獨)은 오직 유(唯)의 뜻. 힘입을 뢰(賴)는 여기서는 ‘의거하여’의 뜻.
* 언(焉) : 대명사를 겸하고 조동사의 기능을 할 때는 어찌 언을 씀.
* 학(學)은 배우다. 학지(學之)는 배워나가다.
* 차(差)-어긋나다. 불차(不差)-어긋나지 않는다.
* 서호(庶乎, 서기(庶幾))-거의 ~에 가깝다.
* 기(其)는 고인위학차제를 말함.
글을 볼 때 지나갔다고 놓아두지 말고,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지시대명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대학과 중용은 한 글자라도 그냥 넘어가지 말고 철저히 보아야 한다.
경1장 : 大學之道在明明德在親民在止於至善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신민(하며) 재지어지선(이니라)
대학의 도는 명덕을 밝힘에 있으며,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지선에 그침에 있다.
* 대학지도 : 이 대학에서 추구하는 목적은. (도에는 방법, 길이 있는데, 여기서는 ‘추구하는 목적’의 뜻으로 보자.)
* 재명명덕 : 밝은 덕을 밝히는 데에 있으며
* 재신민 :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 재지어지선 : 지극한 선에 머물게 하는 데 있다.
* 앞의 밝을 명(明)은 서술어로 ‘밝히다’의 뜻. 뒤의 밝을 명은 덕을 수식하는 형용사.
* 있을 재는 처소격으로 쓰이면 ‘어디에 있다’ 참고) 있을 재, 있을 유, 있을 존의 차이 : 재인천-인천에 있다. 유인천-내가 인천을 가졌다(점령했다). 존인천-인천은 남아 있다.
*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명명덕인데, 이것은 수기(修己, 자신을 닦음)이고, 그 다음에 친민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가 보는 것은 주자의 대학장구대전이므로 아예 옛날 어른들은 친민을 신민으로 읽었다. 신민은 ‘백성을 새롭게(혁신하는) 함. 즉 대학의 원문에는 친할 친으로 나오지만 우리는 새 신(새로울 신)으로 읽음. 지선(至善)에서 선(善)은 - 잘 하는 것, 좋게 하는 것, 착하게 하는 것이 모두 선이다.